밖에서 이 일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밤을 떠올린다. 실제로 하루의 시작은 해가 아직 있을 때다.

다섯 시

다섯 시부터 준비가 시작된다.

조명은 절반만 켠다. 다 켜면 눈이 아프다. 그 시간의 홀은 그냥 넓은 방이다. 세제 냄새랑 마른 수건 냄새가 난다.

유리잔을 닦아서 엎어둔다. 물기 자국이 남으면 다시 닦는다. 이걸 매일 한다. 손님이 그걸 볼 일은 거의 없는데도 매일 한다.

얼음을 채우고 방마다 돌면서 불을 켠다. 문을 열었다가 그냥 닫는 방도 있다. 오늘 안 쓸 방이다.

손이 비면 서 있는다. 서 있는 데에도 자세가 있다. 처음엔 그게 제일 힘들었다.

여섯 시

밖이 먼저 바빠진다.

발렛팀이 우르르 나가 선다. 인사가 깍듯하다. 안에 있어도 밖에서 차가 들어오는 걸 소리로 안다. 계단 소리랑 신발 소리가 다 다르게 들린다.

1부 손님이 이 사이에 온다. 여섯 시에서 일곱 시.

밥을 먹고 오는 사람이 있고, 안 먹고 와서 가게에서 백반을 먹는 사람도 있다. 이런 데 와서 백반을 먹는구나 싶었던 게 첫날이었다. 김치가 맛있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백반은 주방에서 낸다. 술 마시기 전에 뭘 먹어두려는 사람도 있고, 그냥 저녁때가 돼서 먹는 사람도 있다.

아가씨는 늦는다

이 시간에 방에 앉을 사람은 대체로 아직 안 왔다.

늦는다고 혼나는 것도 아니다. 원래 그렇다.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 준비가 이 일의 일부다.

그래서 손님은 와 있고 방에 앉을 사람은 아직인 시간이 매일 생긴다.

새끼마담이라는 자리가 그 시간에 들어간다. 이 자리가 왜 있는지를 설명할 때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매일 생기는 공백이 있고 거기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여섯 시 사십 분쯤

준비가 끝나고 손님은 아직 안 온 몇 분이 있다.

그때 다들 앉는다. 홀 구석이나 빈 방에. 폰을 보거나 물을 마시거나 한다. 말은 별로 안 한다.

언니는 그 시간에 주방 옆 거울에서 립스틱을 고쳐 발랐다. 홀 거울은 안 썼다. 왜 그런지는 안 물어봤다.

이 몇 분이 하루 중에 제일 조용하다. 아직 아무 일도 안 일어났고, 곧 일어날 거라는 것만 다들 안다.

백반

주방에서 백반을 낸다.

밥, 국, 김치, 반찬 두어 가지. 특별할 게 없는 상이다. 그런데 이걸 먹는 손님이 생각보다 많다.

첫날에 그걸 보고 좀 이상했다. 이런 데 와서 백반을 먹는구나 싶었다.

지금은 안다. 밤이 길어서 그렇다. 빈속으로 시작하면 두 시간을 못 간다.

김치가 맛있다고 한 사람이 있었다. 주방 이모한테 전했더니 별말 안 했다. 그다음 주부터 김치가 조금 더 나왔다.

일곱 시

문이 열린다.

그때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시간이 다르게 간다. 한 바퀴가 한 시간이고, 방을 여섯에서 여덟 개 돌면 한 방에 십 분이다. 십 분마다 사람이 바뀌면 시간 감각이 없어진다.

두 시간 전에 유리잔을 엎어놓던 그 홀이랑 같은 장소인데 같은 곳이 아니다.

밖에 나가면 도산대로는 아직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