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받는 질문이다. 술이 약한데 할 수 있느냐고.

할 수 있다. 다만 마시는 양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먼저 알아야 한다.

술이 센 사람이 오래 하지는 않는다

2016년에 시작해서 그동안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봤다.

술 센 사람이 오래 하는 걸 못 봤다.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다. 셀수록 많이 마시게 되고, 많이 마시면 몸이 먼저 상한다.

한 방에 십 분씩 여섯에서 여덟 개 방을 돌면, 한 방에서 한 잔씩만 마셔도 밤에 몇 잔인지 계산이 안 된다. 그걸 다 마시고 버틸 방법은 없다.

그래서 오래 하는 사람들은 다 안 마시는 방법을 하나씩 갖고 있다.

안 마시는 방법

잔을 비우지 않고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입에 대고 내려놓으면 양이 별로 안 준다. 그 상태로 이야기를 하면 잔이 계속 앞에 있다. 앞에 있으면 아무도 안 채운다.

이걸 처음엔 눈치 보면서 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물을 같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물잔이 옆에 있으면 손이 그쪽으로 가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 아무도 안 본다

시작할 때 제일 크게 오해하는 게 이거다. 손님이 내가 얼마나 마시는지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거의 안 본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자기 얘기를 하러 오거나 일행을 접대하러 온다. 앞에 앉은 사람이 몇 잔을 마셨는지 세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내가 억지로 마시는 걸 알아채면 오히려 불편해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 자리가 편하려고 왔는데 누가 참고 있으면 편할 수가 없다.

권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끔 권하는 사람이 있다.

한두 번은 받는다. 세 번째부터는 웃으면서 넘긴다. 이건 하다 보면 몸에 붙는다.

정 안 넘어가면 방을 잠깐 나갔다 온다. 다른 방 부른다고 하고 나가면 된다. 실제로 다른 방이 있으니까 거짓말도 아니다.

그러면 뭐가 필요한가

술보다 필요한 건 앉아 있는 힘이다.

밤새 서 있고 앉아 있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새벽 다섯 시에 끝난다. 그다음 날 다시 다섯 시에 나온다.

술을 못 마셔서 못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걸 못 견뎌서 나가는 사람은 많았다.

덧붙이면

술을 잘 마시는 게 이 일의 기술이었던 적은 없다.

첫 출근 날 나는 병을 한 번도 못 들었다. 그날 배운 건 언제 따르면 안 되는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