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다.

대부분 말 안 한다

내가 본 사람들 대부분은 말 안 했다.

술집에서 일한다고만 하거나, 아예 다른 일을 한다고 하거나, 그냥 말을 안 꺼낸다. 밤에 일한다는 것까지만 말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이걸 부끄러워서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만은 아니다.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말을 꺼내면 그다음이 길다.

거기서 뭘 하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하나. 방에 들어가서 손님이 얘기하는 걸 듣는다고 하면, 그게 무슨 일이냐고 또 묻는다.

이 일은 한 문장으로 설명이 안 된다. 설명하려면 로테가 뭔지, 초이스가 뭔지, 새끼마담이 뭔지부터 말해야 한다. 그걸 다 듣고 나서도 결국 하나만 물어본다.

그 질문이 나올 걸 아니까 안 꺼낸다.

아는 경우

가족이 아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하나는 어머니가 알고 있었다. 처음에 크게 한 번 싸우고 그다음부터는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한다.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더 힘들다고 했다. 매일 밥은 차려주는데 어디 가느냐고 안 묻는 상황.

그게 몇 년 갔다.

나는

나는 말 안 했다.

밤에 일한다고만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서비스업이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면 그게 제일 어렵다. 다들 뭐 하고 사는지를 돌아가면서 말하는 자리가 있다. 나는 그때 화장실에 가거나 설거지를 한다. 십 년째 그렇게 하고 있다.

아프면

작년에 좀 아팠던 적이 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낮에만 열려 있어서 며칠을 미뤘다. 결국 갔더니 왜 이제 왔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집에 뭐라고 말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아프다고 하면 왜 아픈지, 병원은 왜 늦게 갔는지가 따라 나온다.

그냥 감기라고 했다.

이런 게 쌓인다. 큰 거짓말은 안 하는데 작은 게 계속 쌓인다.

언젠가

말할 생각을 해본 적은 있다.

말하면 뭐가 편해지나를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다. 내가 편해지자고 다른 사람을 오래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게 맞는 판단인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십 년 동안 이 판단을 안 바꿨다.

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하는 사람 중에는 시작하려는 사람이 많다.

말할지 말지를 먼저 정하고 시작하는 게 낫다. 하다가 정하려고 하면 그 사이에 이미 말할 타이밍이 지나가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말 안 하기로 했으면 그걸로 자기를 계속 미워하지는 않는 게 좋다. 말 안 하는 게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게 몇 년씩 간다.

나도 한동안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