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애가 있었다. 나보다 두 살쯤 어렸던 것 같다.
처음부터 잘했다
첫 주부터 나보다 잘했다.
방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금방 풀렸다. 손님이 웃었다. 나는 옆에서 그걸 보면서 저건 어떻게 하는 건가 싶었다.
언니도 그 애한테는 손목을 거의 안 눌렀다.
잘하는 게 문제였다
두 달쯤 지났을 때였다.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얼굴이 안 좋았다. 무슨 일 있냐고 물었더니 아무 일도 없다고 했다. 진짜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 애가 그때 이런 말을 했다.
"언니, 저는 방에서 나와도 그 사람 생각이 나요."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그때는 잘 몰랐다. 나는 방에서 나오면 다음 방 생각뿐이었다. 그날 앉아 있던 사람 얼굴도 며칠 지나면 잘 안 떠올랐다.
그 애는 반대였다. 방에서 사람 얘기를 들으면 그게 남았다. 그래서 방 안에서는 잘했다.
석 달
석 달째에 그만뒀다.
마지막 날에 인사를 하고 갔다. 그것도 드문 일이다.
가면서 그랬다. 자기는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다 진짜로 들린다고.
나는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잘 지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 말밖에 할 게 없었다.
못 버틴 게 아니었다
한동안 나는 그 애가 못 버텨서 나간 줄 알았다.
몇 년 지나고 나서 다르게 보였다. 그 애는 이 일을 못 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제일 정직하게 반응한 사람이었다.
이 일은 그 반응을 매일 잘라내야 계속할 수 있다. 나는 그걸 배웠고 그 애는 안 배웠다. 아니, 정확히는 배우지 않기로 한 것에 가깝다.
그 뒤
한 번 연락이 온 적이 있다. 이 년쯤 뒤였다.
잘 지낸다고 했다. 다른 일을 한다고 했고 뭘 하는지는 안 말했다. 나도 안 물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좀 이상했다. 삼 개월 같이 일한 사람인데 십 년 본 사람보다 오래 남아 있는 게.
요즘
새로 들어오는 애들 중에 가끔 그런 애가 보인다.
방에서 잘하는데 복도에서 표정이 안 돌아오는 애. 나는 그런 애를 보면 아무 말도 안 한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다.
오래 하는 게 잘하는 거라고는 말 못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