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은 새벽 다섯 시다. 쩜오도 텐도 그렇다.
마지막 방
네 시가 넘으면 방이 하나씩 빈다.
마지막까지 남는 방은 대개 풀묶으로 잡은 자리다. 저녁에 시작해서 다섯 시간 반이 지나면 그쯤 된다.
그 시간의 방은 조용하다. 할 얘기가 다 떨어져서 조용한 것이고, 그래서 그때 나오는 얘기가 그 자리의 실제 내용이 된다.
음악은 계속 나온다. 아무도 안 듣는데 계속 나온다.
치우는 시간
손님이 나가면 치운다.
잔을 걷고 재떨이를 비우고 테이블을 닦는다. 이 순서는 아무도 안 가르쳐줬는데 다들 똑같이 한다.
방 불을 끄고 나온다. 복도 불은 마지막 사람이 끈다.
유리잔은 씻어서 엎어둔다. 물기 자국이 없게 닦는다. 열두 시간 뒤에 다른 사람이 이걸 다시 닦는다. 그때는 이미 깨끗한데도 닦는다.
계단
계단을 올라가면 밖이다.
여름에는 이미 밝다. 겨울에는 아직 어둡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밝으면 뭔가 잘못한 것 같고 어두우면 그냥 늦게 끝난 것 같다.
도산대로는 조용하다. 들어갈 때보다 더 조용하다. 청소차가 지나간다.
첫차는 아직이다. 다들 택시를 잡거나 잡히지 않으면 그냥 걷는다. 조금 걷다 보면 편의점이 하나 열려 있다.
아무도 얘기 안 하는 시간
문을 닫고 나온 뒤의 몇십 분이 있다.
일은 끝났는데 아직 집이 아닌 시간이다. 이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를 안 한다. 다들 겪는데 얘기를 안 한다.
나는 그 시간에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한다. 방에서 들은 걸 두고 나와야 하는데, 걷다 보면 그게 하나씩 올라온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표정이었는지.
그걸 밀어내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지금도 완전히는 안 된다.
집
집에 가면 여섯 시가 넘는다.
씻고 눕는다. 밖은 이미 아침이다. 창문을 가려도 소리가 들어온다. 차 소리, 사람 소리, 어디서 공사하는 소리.
이 시간에 자는 잠은 밤에 자는 잠하고 다르다. 자고 일어나도 잔 것 같지가 않다. 그런데 몇 년 하면 익숙해진다. 익숙해진다는 게 좋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다시 다섯 시
일어나면 오후다.
밥을 먹고 준비를 하고 다시 나간다. 다섯 시에 불을 켜고 유리잔을 닦는다. 열두 시간 전에 내가 엎어놓은 그 잔이다.
첫날 그 유리잔이 물기 자국 하나 없이 줄 맞춰 엎어져 있는 걸 보고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때는 누가 저걸 저렇게 해놓나 싶었다.